한 마케터는 매주 금요일 AI에게 주간 보고서를 맡긴다. 첫 주에는 회사 소개서 같은 글이 나왔다. 둘째 주에는 모든 진행 상황이 표로 바뀌었다. 셋째 주에는 아직 협상 중인 제휴가 확정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아니야, 다시 써"라고 했고, 다음 주에는 또 처음부터 시작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생각한다. 모든 프로젝트 자료, 템플릿, 글쓰기 선호를 지식 베이스로 정리해서 AI에게 읽혀야 하지 않을까. 그럴듯한 생각이지만, 대개는 폴더를 어떻게 나눌지, 태그를 어떻게 붙일지, 어떤 메모 앱을 쓸지에서 멈춰 버린다. 정말 어려운 부분은 다른 데 있다. 주간 보고서가 “틀렸다"는 것을 자신이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그녀 스스로도 아직 분명히 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더 효과적인 출발점은 AI가 틀린 바로 그 한 번이다. 완벽한 데이터베이스를 미리 만들기보다, 고칠 때마다 그것을 다음에 AI가 읽을 수 있는 구체적인 규칙으로 쓰고, 다음 행동을 바꾸는 것만 남긴다.
지식 베이스는 자료를 채우지만, 주간 보고에 빠진 것은 판단이다
지식 베이스가 해결하는 것은 “AI가 어떤 자료를 읽을 수 있는가"다. 하지만 주간 보고서가 잘 안 나오는 것은 대개 자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판단이 부족해서다. “한눈에 틀린 걸 안다"는 기준, 예를 들어 협상 중인 일을 확정으로 쓰지 않는다, 진행 상황을 표로 만들지 않는다, 읽는 사람이 상사이니 결론부터 쓴다 같은 것들은 평소에 입 밖에 내지도 않고 어떤 프로젝트 문서에도 적혀 있지 않다.
이런 기준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은 AI가 틀렸을 때다. 서명하지 않은 제휴가 확정으로 적힌 것을 보고서야, 자신에게 “계약하지 않은 일은 진행 중으로만 쓸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실수가 머릿속에 숨어 있던 판단을 끌어낸다.
규칙은 구체적이어야 지켜진다
“아니야, 다시 써"라고만 하면 고쳐지는 것은 그 한 번뿐이다. 한 문장을 더해 규칙으로 만들면 다음에도 쓸 수 있다. 차이는 그것이 충분히 구체적이냐에 있다.
Anthropic은 Claude Code 설명 문서에서 아주 직접적인 예를 든다. “코드 서식을 잘 정리한다"고 쓰기보다 “들여쓰기는 공백 두 칸"이라고 쓰라는 것이다. 문서는 또 지시가 구체적이고 간결할수록 AI가 더 일관되게 따르고, 두 지시가 서로 모순되면 AI가 아무 쪽이나 고를 수 있다고 짚는다. AI 에이전트를 다룬 Anthropic의 다른 엔지니어링 글도 비슷하다. 좋은 지시는 두 극단 사이에 있다. 세부를 전부 못 박은 딱딱한 규칙도 아니고, AI가 배경을 안다고 가정한 모호한 지침도 아니다.
주간 보고서 예에 적용하면 이렇다.
- “좀 더 전문적으로"는 너무 모호하다. “이번 주 가장 중요한 결론을 먼저 한 문장으로 쓰고, 진행 상황을 세 개에서 다섯 개 나열한다. 결정에 도움이 안 되는 기술적 세부는 본문에 넣지 않는다"로 바꾼다.
- “멋대로 쓰지 마"는 소용이 없다. “계약을 맺지 않았거나 상대의 서면 확인이 없는 일은 ‘협의 중’으로만 쓴다"로 바꾼다.
다음 행동을 바꾸는 것만 남긴다
기억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고친 내용 하나하나를 먼저 네 가지로 나눠 남길지 정한다.
- 선호: 번체 중국어로 쓰기, 상사용 주간 보고서는 한 쪽 이내 등. 여러 출력에 영향을 주니 오래 남길 가치가 있다.
- 절차: 보고서를 다 쓴 뒤 “협의 중을 확정으로 쓰지 않았나"를 한 번 점검하기 등. 남길 가치가 있고, AI가 매번 실행하는 단계로 만드는 것이 좋다.
- 판단 경계: 어떤 것은 바로 써도 되고 어떤 것은 먼저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지. 가장 중요하다. AI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정하기 때문이다.
- 일회성 상태: 어떤 프로젝트가 이번 주에 어디까지 왔는지 등. 장기 기억에 넣어서는 안 된다. 다음 주면 낡은 배경이 된다.
기억에 정기적인 정리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Claude Code 문서는 이런 지시들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낡았거나 서로 모순되는 것을 지우라고 권한다. ChatGPT의 기억 기능도 사용자가 저장된 기억을 보고 지울 수 있게 하고, 기억을 꺼도 이미 저장된 내용이 자동으로 지워지지는 않는다고 알려 준다.
적어 둔 규칙은 참고이지 강제가 아니다
적어 둔 규칙은 AI가 참고하는 배경이지 강제되는 설정이 아니다. Claude Code 문서는 분명히 말한다. 이런 기억은 맥락으로 다뤄질 뿐 강제 설정이 아니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은 알림 문구가 아니라 프로그램 차원의 장치로 막아야 한다. 업무에 적용하면, 외부 발송, 결제, 권한 변경 같은 동작은 “먼저 나에게 물어볼 것"이라는 규칙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AI에게 애초에 직접 실행할 권한을 주지 않는다.
또 이 방법은 효과가 보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한두 번 고친다고 AI가 갑자기 나를 이해하지는 않는다. 몇 주 동안 규칙을 쌓고 낡은 것을 정리하고 나면, 같은 종류의 일에서 고칠 곳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작다. AI 출력을 가장 자주 고치는 정기 업무 하나를 골라 AI에게 한 번 맡긴다. 틀리면 다시 쓰라고만 하지 말고, 세 문장을 더 적는다. 이번에는 어디서 틀렸나. 당연하다고 여긴 어떤 규칙이 빠져 있었나. 그 규칙은 어떤 종류이고, 오래 남겨야 하나. AI가 기억하는 배경 자체가 낡았을 수 있다면 AI가 내 생각을 기억하면, 내 말에 맞장구치기 쉬워진다를 참고하자. 기억하는 것이 주소나 계정처럼 행동에 쓰는 데이터라면 AI가 주소를 기억한다고 지금 바로 그리로 보내도 되는 것은 아니다도 참고할 만하다.
AI 정리 카드
한 번의 수정을 반복해서 쓸 수 있는 규칙으로 AI와 함께 바꾸기 이 프롬프트는 이번에 AI가 어디서 틀렸는지 묻고, 그 수정을 구체적인 규칙으로 바꿔 쓴 뒤, 오래 남길지 판단한다.
AI에게 정기 업무 하나를 맡겼는데 결과가 틀렸다. 다시 쓰라고만 하지 않고, 이번 수정을 다음에 쓸 수 있는 규칙으로 만들고 싶다.
판단 방법은 이 글에서 가져왔다: https://boosterminiclass.com/ko/posts/ai-memory-layer-starts-from-routines/
글의 관점은 이렇다. AI 기억을 만드는 데 완전한 지식 베이스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AI가 틀린 그 한 번에서 시작해, 수정을 구체적이고 확인 가능한 규칙으로 쓴다. 남기는 것은 다음 행동을 바꾸는 것(선호, 절차, 판단 경계)뿐이고, 일회성 상태는 남기지 않는다. 꼭 막아야 할 일은 알림이 아니라 권한이나 프로그램 장치로 막는다.
먼저 나에게 질문 3개를 해 달라:
1. 어떤 정기 업무이고, 얼마나 자주 하며, 출력은 누가 읽는가;
2. 이번 AI 출력은 어디가 틀렸고, 나는 무엇을 기대했는가;
3. 그 업무에 외부 발송, 결제, 권한 변경처럼 틀리면 되돌리기 어려운 동작이 있는가.
내 답을 바탕으로 다음을 출력해 달라:
- 구체적인 규칙 한두 개에서 세 개. 각각 지켜졌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쓸 것("좀 더 전문적으로", "조심해서" 같은 표현은 피할 것);
- 각 규칙이 선호, 절차, 판단 경계, 일회성 상태 중 무엇이고 오래 남길지;
- 알림에 기대지 말고 권한이나 확인 단계로 막아야 할 일;
- 다음에 이 업무를 하기 전에 AI가 먼저 읽어야 할 규칙.
원래 업무 출력을 나 대신 다시 쓰지 말 것. 정보가 부족하면 먼저 나에게 물어볼 것.
규칙은 AI가 참고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따를지는 그 일을 책임지는 사람이 판단한다.
참고 자료
- Claude Code Docs: How Claude remembers your project — https://code.claude.com/docs/en/memory [accessed: 2026-10-11]
- Anthropic Engineering: Effective context engineering for AI agents — https://www.anthropic.com/engineering/effective-context-engineering-for-ai-agents (2025-09-29)
- OpenAI Help Center: Memory FAQ — https://help.openai.com/en/articles/8590148-memory-faq [accessed: 2026-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