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7일 새벽, 메모와 협업 앱 Notion은 내장 AI 기능에 쓰는, Anthropic이 개발한 Claude 모델의 오류율이 올라가자 Anthropic 모델을 한꺼번에 꺼 버렸다. Claude 공식 상태 페이지에 따르면 이 장애는 조사 시작부터 해결 선언까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Notion이 접근 복구를 알린 것은 약 열두 시간 뒤였다.
누가 잘못 대응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안정한 공급자를 끄는 것은 합리적인 보호 조치이고, 언제 다시 켤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핵심은 공급자의 장애는 한 시간이었는데 사용자가 느낀 정지는 훨씬 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길이를 정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대비책이 있느냐다.
그러니 AI를 쓰는 흐름이 믿을 만한지 판단할 때 공급자가 다음에 언제 멈출지 짐작할 필요는 없다.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AI가 멈춘 순간 일을 어떻게 이어 갈 수 있고, 누가 전환을 결정하는가.
장애가 짧다고 멈춤도 짧은 것은 아니다
AI가 글 쓰는 속도를 조금 높여 줄 뿐이라면 기다리면 된다. 문제는 오래 쓰다 보면 앞뒤 흐름이 AI의 출력을 전제로 짜인다는 점이다. 회의 녹취는 AI 대화 안에만 있고, 고객 문의는 AI가 분류해야 담당자에게 가고, 일일 보고는 AI가 정리해야 발송된다. 이렇게 되면 AI가 응답하지 않을 때 영향을 받는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다음 사람은 아무것도 받지 못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컨설팅 회사 Thoughtworks는 같은 해 6월 초 또 다른 Claude 장애 뒤에 쓴 글에서,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이미 기반 시설처럼 쓰면서도 데이터베이스나 클라우드만큼 대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로 권한 것은 “우아한 성능 저하(graceful degradation)“다. AI 기능이 실패하면 시스템 전체가 멈추는 대신, AI에 기대지 않고 결과가 정해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물러나는 것이다.
“AI 없는 버전"을 먼저 써 둔다
매일 돌아가는 흐름 하나를 골라 세 가지 질문에 답한다.
원본 자료가 AI 바깥에 있는가. 문서, 녹취, 티켓, 고객 기록은 먼저 관리되는 시스템에 두고, AI는 읽고 정리하기만 한다. 원문이 AI 대화 안에만 있다면 장애 때 사람도 꺼낼 수 없다.
최소 결과물은 무엇인가. AI가 없을 때 다음 사람이 이어받을 수 있도록 오늘 적어도 무엇을 넘겨야 하는가. 회의 기록이라면 결정 사항, 할 일, 확인할 질문만 먼저 넘겨도 된다. 고객 문의 분류라면 고객 이름, 문제 유형, 긴급도, 담당자만 남겨도 된다. 형식은 AI의 완성품을 흉내 낼 필요가 없고, 뒤 단계가 이어 갈 수 있으면 충분하다.
누가 전환을 결정하는가. “지금부터 수작업으로 바꾼다"를 누가 판단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AI로 되돌리는지, 되돌리기 전에 무엇을 확인하는지 적어 둔다. Notion의 예가 보여 주듯 끄는 것은 빠르다. 판단이 필요한 쪽은 다시 켜는 일이다. 그 판단을 맡은 사람이 없으면 정지는 계속 길어진다.
외부 작업은 보내기 전에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자료를 읽기만 하거나 요약 초안만 쓰는 흐름은 장애 뒤에 다시 돌리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I가 메일을 보내거나, 고객 데이터를 고치거나, 문서를 수정하거나, 일정을 실행한다면, 서비스가 불안정할 때의 잘못된 출력과 자동 재시도가 고객과 공식 기록까지 그대로 흘러갈 수 있다. 이런 흐름에는 외부 작업 앞에 정지 지점을 두어, 만들어졌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람이 멈추고 살필 수 있게 한다.
서비스가 돌아와도 한꺼번에 다시 돌리지 않는다. 절반쯤 다시 써 넣은 데이터를 어떻게 정리할지는 자동화가 중간에 멈췄다면, 다시 돌리기 전에 이미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한다을 참고하자.
대비책은 공급사를 하나 더 붙이는 것이 아니다
대비책이 꼭 다른 AI 공급자를 하나 더 쓰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모델을 바꾸면 출력 형식과 품질이 달라질 수 있어 뒤 단계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Thoughtworks도 여러 공급자를 두면 복잡도가 늘고, 모델마다 결과가 일치하는지 먼저 검증해야 한다고 짚었다. 작은 팀 대부분에게는 사람이 읽을 수 있고 뒤 단계가 쓸 수 있는 최소 결과물이 모델을 하나 더 붙이는 것보다 현실적이다.
오늘은 흐름 하나부터 시작하자. 원본 자료를 찾고, AI 없이 내는 최소 결과물을 적고, 전환 권한을 가진 사람 한 명을 정한다. 그 흐름 뒤에 주요 계정에 손댈 수 있는 상시 AI 비서가 있다면 권한의 경계도 함께 확인하자. 상시 AI 비서는 멈추는 법부터 배운 뒤에 주요 계정에 연결한다를 참고하자.
AI 정리 카드
AI 서비스가 멈추면 우리 업무 흐름도 같이 멈추는지, 멈춘다면 얼마나 멈추는지 확인하고 싶다.
판단 방법은 이 글에서 가져왔다: https://boosterminiclass.com/ko/posts/ai-tool-outage-dependency-checklist/
글의 관점은 이렇다. 공급자 장애는 짧을 수 있지만, 흐름이 멈추는 길이는 자신의 대비책이 정한다. 원본 자료는 AI 바깥에 두고, AI 없이도 낼 수 있는 최소 결과물을 마련하고, 수작업 전환과 AI 복귀를 누가 결정할지 정하고, 외부 작업은 보내기 전에 멈출 수 있게 한다.
먼저 내가 허락한 흐름 문서, 작업 기록, 설정을 읽기 전용으로 살펴 달라. 데이터 수정, 메일 발송, 일정 실행, 외부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작업은 하지 말 것.
1. "AI가 응답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가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단계를 하나 찾아, 직접 본 근거를 인용하고 사실과 추론을 나눠 적을 것;
2. 그 단계의 원본 자료가 어디에 있고, AI가 멈췄을 때 사람이 원문을 꺼낼 수 있는지 확인할 것;
3. AI에 기대지 않는 최소 결과물 초안을 쓸 것. 뒤 단계에 최소한 어떤 항목이 필요하고 누가 만드는지;
4. 수작업 전환을 결정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AI로 되돌리기 전에 무엇을 확인할지, 흐름 안의 어느 외부 작업 앞에 정지 지점을 둬야 하는지 적을 것.
근거가 없는 부분은 "확인 필요"로 표시할 것. 마지막에는 "계속해도 됨", "대비책 보완 필요", "일단 멈춤" 중 하나만 판정하고 이유를 밝힐 것. 쓰기, 알림, 일정 작업은 모두 제안에 그치고 담당자의 확인을 기다릴 것.
참고 자료
- TechCrunch: Notion restores access to Anthropic after service disruption — https://techcrunch.com/2026/06/07/notion-restores-access-to-anthropic-after-service-disruption/ (2026-06-07)
- Claude official status page: Degraded performance for multiple models — https://status.claude.com/incidents/s4pq658bt69h (2026-06-07)
- Thoughtworks blog: Claude outage, June 2026: Reckoning with AI’s increasing status as infrastructure — https://www.thoughtworks.com/en-us/insights/blog/generative-ai/claude-outage-june-2026 (2026-06-03)



